이번 러시아여행이 더욱 뜻 깊었던 점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삼일동안 열심히 안내해 주신 백야나라 이현희님의 훌륭한 가이드 덕분이기도하다.
여행을 다녀와서 비교적 자세한 여행기를 쓰게 된 것도 그분의 상세한 설명을 오래도록 간직하고픈 바램에서다.
또 이런 생각도 든다.
이제는 내게 남은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는걸 알기에 매순간 마주했던 시간들이 예전과는 다르게 여운이 남는 것이리라.
평균수명 백세를 바라본다니 아직 남은 시간이 많다하겠지만 육십 이전의 시간들과 그 이후의 시간은 엄연히 다를것이므로~~
청춘! 젊음! 이런 단어에 비로소 맘이 설레인다는건 이제는 내게서 진정 청춘과 젊음이 없어졌기에 느끼는 아련한 슬픔이다.
그래서 더더욱 낯선 장소에서 보고 듣고 맛보았던 모든 시간들이 다시는 오지 앓을 행복한 순간이었다.
'행복'이란 말은 너무 진부해서 남발하고 싶지 않지만 딱히 달리 표현할 단어를 못 찿겠기에.
다른 나라를 여행하며 그 나라의 문화 역사 유적을 좀 더 안다는게 뭐 그리 큰 의미가 있을까? 잠시 그곳에 머무는 시간속에서 나를 잊고, 또 다른 내가 되는 그 순간을 즐기는 거다.
즐긴다긴보담 지난 세월에 대한 회한과 아쉬움으로 매 순간이 절실하였으므로~~
어쩌면 이 글은 그 절심함의 기록이다.
상트 둘째날
성이삭 성당 관람
정교회의 이삭 성인의 축일이 표트르대제의 생일과 동일하여 이삭 성인에 봉헌되었지만 동시에 표트르대제를 위해 지어진 성당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표트르대제의 도시니까~~
여러 지역에서 조달한 대리석이며 화강암들의 운반과정, 돌기둥을 세운 공정들이 성당내에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국가적 총 역량이 집약된
건축물이다. 그시대를 살았던 수많은 이들의 '피,땀,눈물'의 결과 이렇게 아름다운 성당이 신께 봉헌되었다.
성이삭성당이 프랑스건축가에 의해 신고전주의양식에따라 지어진 성당이라면 피의구세주성당은 독특한 양파 모양 돔형식의 슬라브전통 양식으로 지어진
성당이다.
표트르대제 이후 유럽의 르네상스 양식을 건축물 등에 반영하였는데 19세기 중반 개혁황제 알렉산드르2세가 암살당한후 즉위한 알레산드르3세는
개혁에 반하는 반동정치를 펼치면서 부왕을 위한 피의 구세주성당을 슬라브적 색채가 강한 복고풍 양식으로 건립하였다.
에르마따주 박물관은 예전에 러시아 황제들이 기거하던 겨울궁전이다.
수집품들과 기증에 의한 물품들이라는데 러시안들의 자부심이 대단하다.
신관에서는 주로 인상파 이후의 근현대 작가들의 작품들을 감상하였다.
모네, 르노와르,세잔,고흐,고갱,마티스, 피카소 등 등
신관 관람에 이어진 본관 관람
궁궐로 쓰이던 본관의 화려한 실내장식과 전시된 방대한 예술 수집품들을 불과 몇시간만에 스쳐 지나가듯이 감상한다는게 너무 아쉬웠다. 더구나
인해전술의 중국인 관광객들의 물결을 뚫고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