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일본은 맘에 안든다.
하지만 36년간의 일본 지배는, 해방후 긴 세월이 흘렀음에도 아직도 우리의 생활 전반에 많은 흔적으로 남아 일본의 문화가 친근하게 여겨지기도 하는게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36년간 섞여 살면서 그들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또는 반 강제적으로 받아들인 결과 우리 안에 남겨진 일본적인것들이 일본 국가에 대한 적개심과는 별개로 그들의 소프트웨어에 대한 친근함으로 표출되는게 아닐런지~~
" 우리 안에 일본 있다!" ^^
왜 일본인가? 에 대한 변명이라믄 변명이다.
암튼 긴 추석연휴에 일본 북해도를 여행하기로 하였다.
지난 3월에 비행기표를 예약하고 7개월 동안 나름 꼼꼼이 준비하여 떠난 북해도 여행!
꼼꼼이 준비한건 내가 아니고~~ ㅋ
전적으로 이번 여행을 처음부터 끝까지 준비한 친구 동생과, 친구 두명, 나, 이렇게 넷이 떠난 육박칠일간의 여행이었다.
다른이의 준비에 편승해 따라간 여행이었지만  관광지만을 점 찍듯 따라가는 패키지 여행과는 사뭇 다른 난생 처음하는 자유여행이었기에 이번 여행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것이다.

남한면적의 80프로에 달한다는 훗가이도 땅, 다니면서 그들의 넓은 땅이 부러웠고,
식민지의 경험도 없고 전쟁으로 모든것이 폐허가 되었던 경험도 없고 분단의 경험도 없는 그들의 근현대사가 나름 부러웠다고나  할까?  우리의 고달픈 지난날의 삶에 비한다면 그들의 삶은 평온한 삶이 아니었겠나?  근현대를 그야말로 드라마틱하게 살아 온 우리에게 내재된 디엔에이는 현지에서 만난 그들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에너지를 내뿜는다.
좀 더 가까이 그들 속에 들어가 본 내 느낌은 확실히 그들은 조용하고 평온하다.
식민지 국민으로 억압 받고 전쟁을 겪어내며 극심한 가난과 독재 정치의 암울한 터널을 지나며 오로지 생존에 집중한 절박함이, 조급함과 무례함 뻔뻔함 등의 기질로 남게 된건 아닌지 지금 우리의 모습을 차분히 돌아본다.
그렇다하더라도 우리는 충분히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
격동의 세월, 절망의 시간들을 오롯이 살아 내고 이만큼까지 도달한 그 생명력,  끈기와 인내는 경이로운것이다.
남들 속에서 도드라져 보이는 우리의 긍정적인 면,부정적인 면을 냉정히 파악해서 자학도 자뻑도 하지 말자 !
여행을 통해 이런저런 상념에 빠져들게 된다.
그것이야말로 여행의 참 의미가 아니겠나

홋가이도 신치토세 공항에 내려 미지의 세계로~~
Posted by 구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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