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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곰탕을 끓이며~~

구름재 2020. 8. 31. 02:14

이 더위에 꼬리곰탕을 끓이겠다고?
꼬리 사러 하나로마트에 가겠다니 보인 반응들이다.
더우니까~~
더워서 통 입맛도 없고  불 앞에서 이것저것 만들어 먹을 메뉴도 궁색하고.
덥다고 무기력하니 늘어져있자니 더 기운이 딸리고 해서,  차라리 불 앞에서 빡세게 땀이라도 흘려보자  그런 오기가 생겼다.
예전에 어머니께서 끓여주셨던 사골곰탕, 꼬리곰탕이 언제부턴지 자주 생각이  난다.
딱히 좋아한 음식이 아니었는데 나이탓인가 보다.
가족들 몸보신이 필요할 때 끓여주셨던 소울푸드!
그 어떤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나 역시 '먹고 기운 내야지'하면서 꼬리곰탕 끓이기에 나선것이다. 이 더위에~~
나의 소울푸드 꼬리곰탕을 완성하기까지의 험난했던 여정에 대하여 말하자면 ㅠㅠ
장을 보고 마트를 나오려는데 자동차가 시동이 걸리지 않아 서비스를 부르고 나니 시동이 걸려 서비스 취소하는 해프닝이 있었고,
대형마트엔 자주 가지 않는 편인데 언제부턴지 주차정산을 미리하고 출차하는 시스템이 된걸 자꾸 까먹어서 주차정산을 안하고 주차장 빠져나오려다
땀 뺀거는 창피해서 말도 못하겠다.
차는 갖고 다니지만 기계치라 아직도 차량의 문제점 파악에 무지하다.
사회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첨단  시스템의 변화에도 적응하기가 정말 힘들다.
유튜브에서 봉하음악회를 보다가  가수 이승환이 한 말을 곱씹어본다.
소년의 꿈과 청년의 열정, 어른의 품격이라는 말.
난 제대로 나이를 먹고 있는걸까?  
나이를 먹는다는건 변화된 사회에서 점점 소외되고 멀어져 가는것이다. 그것을 인정하고 스스로 민폐가 안되게 행동하는것이 어른의 품격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쩔쩔매며 주차정산하는 내차 뒤에 꼬리를 문 다른 차들에 엄청난 민폐를 끼치고 만 나의  뒤처짐을 반성한다.
 변화에 적응하는데 게을러지면  바로 민폐를 끼치게 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더운 날씨에 가스불 앞에서 땀 뻘뻘 흘려가며 하루종일 끓여 완성한 꼬리곰탕  한그릇!
험난한 여정 끝에 마주한 꼬리곰탕이 내 몸 뿐만 아니라 영혼까지도 살찌울것 같다.
자 이제 맛있게 먹어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