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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세비야

구름재 2024. 5. 14. 00:46

여행 5일째 저녁, 포르투갈을 뒤로하고 스페인 세비야에 도착하였다.
세비야는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의 항구도시이며  이슬람 왕국시절의 수도였다.
1248년 가톨릭 왕국 카스티야가 재점령하였다.
노을빛으로 서서히 물들기 시작하는 오후에 도착한 세비야에서 플라밍고 공연을 관람하였다.



스페인 하면 떠오르는 플라밍고는 안달루시아 지방의 집시에 의해 전해져 오는 춤과 노래이다.
기타 연주, 노래, 춤으로 이루어진 플라밍고 공연은 2시간 넘게 이어졌다.
집시들의 애환이 담겨있는 애절한 노래와 기타 연주에 맞춰 절정을 향해가는 격렬한 춤을 여자, 남자 번갈아 가며 추다가  또 같이 추기도 한다.  여자 무희는 정열적인 모습이  매우 아름답고, 남자 무희는 너무도 깡마른 모습이 비장미까지 느껴진다.
남자 무희들의 경우엔 전통을 이어가려는 젊은이들이 없나 할 정도로 지극히 연세가 들어 보였다. 마치 엘 그레코의 그림 속 남성의 모습처럼 그들의 길쭉하고도 그로데스크 한 얼굴과 군더더기 없는 몸매에서는 오랜 시간 갈고닦은  세월의 흔적들이 그대로 묻어난다.

여행 6일째의 일정은
세비야의 랜드마크라 일컬어지는 스페인 광장에서 시작하였다.

세비야 스페인 광장은 1929년 라틴아메리카 박람회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조성되었다고 한다.

기다란 반원형의  건물 양끝으로 세비야대성당의  히랄다탑을 본떠 탑을 세우고 바로크양식과 신고전주의 양식이 혼합된 웅장한 건축은 광장을 압도한다.


광장이 자리한 곳은 왕실 정원이었던 곳이다.  마치 스페인의 귀족이라도 된 양, 왕실 정원을 지나 세비야 시내를 둘러보는 마차투어를 하였다.
마차투어 후 알카사르궁전에 도착하였다.

세비야 알카사르 입구 사자의 문


가까이에 있는 세비야대성당은 마침 일요일이라 내부관람을 할 수 없었다.

세비야대성당의 히랄다탑

세비야대성당은 이슬람사원이 있던 자리에 '다른 성당보다 크고 아름답게 지어야 한다'며 지어졌는데 이슬람사원의 탑이었던 히랄다탑은 그대로 성당 종탑으로 남았다.
톨레도 대성당 내부에서 화려함의 극치를 보았는데 그보다 더 크다는 성당의 내부를 보지 못해서 너무나 아쉬웠다. 하필 세비야일정이 일요일이라니~~
여행계획 세울 때 참고!  담에 또 스페인 갈 수 있다면 말이다.ㅠㅠ





세비야 알카사르 내부의 화려한 모습

알카사르는 스페인어로 성이라는 뜻인데 주로 왕실의 주거용으로 쓰인 궁전을 뜻한다.
알카사르는 세비아, 세고비아, 톨레도 등 스페인의 여러 도시에 있다.
세비야 알카사르는  이슬람왕국의 궁전이 있던 자리에 스페인 카스티야 왕국의 페드로 1세가 그라나다의  알람브라 궁전을 본떠 짖도록 했다고 한다. 이슬람의 장인들이 건축에 참여하여 무데하르 양식의 절정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궁전이 되었다.
스페인 역사를 수박 겉핥기식으로 들여다본 바에 의하면 카스티야 왕국의 페드로 1세 재위 기간이 1350년에서 1369이라는데 그라나다 알암브라궁이 함락된 때는 1492년이다. 그렇다면 페드로 왕은 함락되기 전  알람브라 궁을 보았다는 얘기인데 어느 시기엔가 가스티야 왕국과 이슬람의 나스르 왕조는 상호 필요에 의해 동맹관계를 맺기도 했다 하니 아마 그때 알람브라 궁을 방문했었을까? 어쨌거나 궁금하다.
이베리아 반도의 레콩키스타 시대에는 여러 가톨릭 왕국이 있었는데  같은 가톨릭 왕국 간에도  영토 분쟁이 있었으며 그 와중에 이슬람 왕국과도 동맹이 되기도 했다.
서로의 종교에 그렇게 적대적이지 않았던 시대였다.
1492년 카스티아와 아라곤의 연합 왕국이 그라나다를 함락하면서 레콩키스타가 완성되고 이슬람 왕조는 이베리야 반도를 완전히 떠나고 가톨릭은 점점 타 종교에 적대적으로 변해갔다.

과달키비르 강변에 있는 황금의 탑.이슬람 시대에 지어진 방어 목적의 탑이라고 한다.

세비야는  과달키비르 강 하구에 있는 항구 도시이다. 콜럼버스가  아시아로 가는 새로운 뱃길을 열기 위해 항해를 시작한 곳이다.
그 당시 항구를 재현해 놓은 듯 강가에는 당시 항해를 떠났던 배가 정박해 있다. 물론 모형일 테지만.
현재 항구는 바다 쪽으로 확장되었다.

세비야 관광을 이렇게 반나절만에 끝내다니!
돌아와서 다른 이들의 세비야 여행기를 보니 안 가본 곳이 수두룩하다.
그렇지만 이렇게라도 가볼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새삼 내게 주어진 시간에 감사한다.

자 이제 론다로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