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5월 31일), 매달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을 향유하기 위해, 꼭 그런 이유는 아니었고 시간이 되어서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에드워드 호퍼 전시회를 관람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문화가 있는 날, 전시회 반값 할인을 기대했지만 에드워드 호퍼 전시회는 해당사항 아니라서 좀 서운했다.
두 시간여의 관람을 끝내고  광화문 쪽으로 걸어  나오니  민주노총의 대규모 집회가 예정돼 있어 많은 노동자들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이번 정권은 유난히 노동조합에 적대적이다 보니 노동자들의 분노와 절규도 높아지고 있다.
시민의 불편을 볼모로 잡는 도심집회를 원천봉쇄하기 위해 동원된 엄청난 수의 경찰버스 등이 도로를 점령하니  시민의 불편은 더더욱 가중된다.
거리의 이런 모습은 익숙하다.
생각해 보니 우리는 늘 광장에서 소리치고 외쳤었다.
1980년 서울의 봄, 1987년, 노무현탄핵반대, 광우병소수입반대, 국정농단 촛불집회 등.
이런 광장의 소란스러움이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게 우리 사회가 도달해야 할 곳이 아직도 멀리 있다는 것일까?
좀 다른 얘기이긴 하지만 얼마 전에 우리나라의 동학농민혁명과 4.19 혁명 기록물이 유네스코세계유산 기록물로 등재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총 18개의 기록물이 유네스코세계유산 기록물로 등재되었단다.
팔만대장경, 조선왕조실록은 물론이고 이미 5.18 민주항쟁 기록물도 등재되었다니 우리나라의 민중들이 권력에 맞서 투쟁한 기록들이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세계가 지키고 보존할만한 가치 있는 기록물이 된 것이다.
여전히 광장은 뜨겁게 소란스럽고 우리의 DNA에는 투쟁의 피가 흐르고 있는 것을~~

민주노총 집회가 한창인 광화문거리

에드워드 호퍼라는 미국 화가의 그림을 감상하는 문화를 누리는 게 호사일 수도 있는, 기본권 마저 무시 당해 거리로 나선 노동자들을  과연 비난할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 본다.

Posted by 구름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