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춘향과 이도령으로 널리 알려져 친근했던지라 남원이라는 도시가 그렇게 작은 소도시인줄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인구 76000 정도의 아담한 도시, 일박하며 머물러 가기엔 볼거리 즐길거리는 많이 미흡하다.
재정비 공사 중인 어수선한 광한루 산책하니 더 이상 가볼 데도 없고 날도 저물어 미리 검색해 둔 한우회관에서 저녁을 먹었다.

현지인 맛집이 분명하다.
식당에 사람이 가득하고 대부분 돌솥에 지은 밥으로 비벼 먹는 육회비빔밥을 먹고 있었다.
우리는 일단 한우부터 먹기로^^
마침 살치살 3+1 한정 이벤트 중이라 더 볼 것 없이 살치살 구이로 통일했다.

기본적으로 나오는 맑은 선짓국은 깔끔 담백 시원하고 살치살구이는 적당히 기름지고 고소해서 맛있게 잘 먹었다.
생고기 육회는 처음 먹어 본다는 며느리도 육회비빔밥 맛있게 먹고 밥 덜어낸 돌솥에 물 부어 누룽지까지 싹싹 긁어먹었다.
남원 광한루 근처 한우회관, 남원 맛집 인정!
남원여행 이틀째.
호텔에서 제공하는 아침식사 후 바로 앞에 있는
사진관에서 가족사진을 찍기로 하였다.

아들네가 우리와 함께 한 가족사진이 없어 마침 손주 생일 축하 겸 이벤트로 예약을 해 두었단다.
이런 시골 마을에서나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세월의 흔적이 가득한 사진관.
많은 가족들이 이 사진관에서 행복한 순간을 남겼나 보다. 가족사진이 벽면 가득 붙여져 있다.
손때 묻은 소품 가득한 낡은 사진관이지만 인상 좋고 입담 좋은 사진사 아저씨의 꼼꼼한 촬영으로 가족사진 촬영 이벤트도 완료하였다.
남편은 그날을 위해 쓸 독사진을 찍고 숙제하나 푼 거 같다며 흡족해하니 나는 좀 당황스럽다.
하긴 언제 또 사진관에 가겠나. 다들 행복한 순간에 즐거운 마음으로 찍었던 영정사진이 남은 가족들에게 추억을 남겨주리라 생각하니 그것도 괜찮지 싶다.
모두에게 만족한 시간이었다.
가족사진 이벤트를 마련한 아들아 고맙다!
나의 영정사진을 보며 죽음을 가까이 느끼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