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적으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싱가포르를 떠나는 마지막 날, 나이가 나이인지라 머든 잠깐 사이에 놓고 다니는 정신줄을 여행 내내 잘도 붙들고 다녔건만 긴장을 풀었나
그 유명하다는 송파바쿠테 본점서 갈비탕을 뜯다가 휴대폰을 탁자 위에 놓고 나오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다음 행선지로 가는 버스에 올라탄 순간 아뿔싸! 버스는 이미 출발했고 다음 정거장에서 내리기는 했는데 앞서도 언급했지만 길 건너에 되돌아가는 버스 정류장은 없고 걸어가기에는 너무 먼 거리라 안절부절못하는데 친구가 택시를 잡아서 가게로 돌아가 핸드폰을 찾을 수 있었다.
아줌마 둘이 허둥지둥 들어가 핸드폰 어쩌고 하면 알아듣고 얼른 내줄 일이지 한참(? 그렇게 느껴짐)을 보고 있다가 슬쩍 내주는 의뭉스러운 중국인 종업원에 고맙다는 인사 간신히 하고 가게를 나오니 식은땀이 주르륵 흐른다.
그 종업원이 나쁜 맘먹고 안 돌려주었음 어쩔 뻔했나, 가슴을 쓸어내린다.
내가 그깟 일에 울먹거렸다고 친구는 두고두고 놀리겠지만 이번 여행의 최대 해프닝이 해피앤딩이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래플즈 호텔의 롱바에서 싱가포르슬링 한잔하고 싶었지만 예약해야 입장할 수 있다니 그대로 패스. 예약했대도 술 못하는 우리가 대낮부터 마실 수는 없었겠지만 말이다.
대신 호텔 부띠크 매장서 싱가포르슬링 차를 사는 것으로 만족했다.
싱가포르항을 영국의 식민지로 삼은 토마스 스탬퍼드 래플즈의 이름을 딴 싱가포르 최초의 호텔 래플즈는 기품 있고 고풍스러워 한번쯤은 숙박하는 호사를 누려보고 싶게 만든다.
내 인생 또 한 번의 싱가포르 여행이 주어진다면 꼭 래플즈호텔에서 일박이라도 하리라~~
비슷한 숙박료라면 마리나베이샌즈호텔보다는 래플즈호텔 강추!
이렇게 싱가포르 여행이 끝나간다.
창이공항은 터미널 4개, 쇼핑몰인 쥬얼창이로 이루어진 거대한 공항이다.
싱가포르 여행 대미의 장식을 쥬얼창이의 폭포 구경과 점보시푸드에서의 칠리크랩요리로 마무리하기로 하였다.
싱가포르에서 먹어 볼 음식 리스트
1. 칠리크랩
2. 야쿤카야토스트
3. 송파바쿠테 돼지 갈비탕
4. 새우국수
이렇게 네 가지 미션 클리어!
이번 여행에서 먹었던 음식은 그다지 만족스럽진 않았는데 그나마 맛있었던 건 새우국수와 카야토스트였다.
밤 10시 35분 밤 비행기를 타고 싱가포르를 떠나며 나흘간의 행복했던 추억을 마무리한다. 다시 마주할 지루한 일상을 견딜 힘을 갖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