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겨울이 생각난다.
뜨거웠던 그 해 겨울, 매주 토요일 광화문의 축제 같았던  촛불집회를 기억한다. 이제 와 다시 그 촛불집회를 소환하는 무기력함에 대하여 생각한다.
광장의 최대 인원이 이백만이 넘고(맞나?) 드디어  광장의 외침이 이루어졌을 때 다 이룬 줄 알았다.
그걸로 끝인 줄 알았다.

어디로 누군가에게로 향한 원망과 분노는 길을 잃었다.
이 꼴을 보자고 그 추운 겨울 촛불을 밝혔던가?
이제는 그 어떤 자극에도 좀처럼 분노가 차오르지 않는다.
뭐라도 해야 하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이 지랄 같은 무기력함이 촛불을 식상하게 만든다.

그래도 그 식상해져 버린 촛불이라도 들어야 한다면 들어야지.

그때가 과연 언제가 될까?  
광장에 나가 보았다.
비가 와서 힘 빠진 광장은 아직은 멀었다.
식상한 촛불은 아직 길을 찾지 못한 듯.
그러나 꼭 길을 찾을 것이다.
그래야만 한다.

Posted by 구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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