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전성시대다.
아직 많은 사람이 암에 걸려 죽지만  또 많은 사람이 암에 걸려 완치되기도 하고, 일상생활을 유지하며 치료를 병행하며 살아가고 있다.
나의 경우를 보더라도 아주 다행스럽게 조기 발견하여 수술 후 올해 4년째니 앞으로 일 년만 무사하면 암환자 졸업이다.
주위에 수술 후 완치판정 받고도 또 재발하는 케이스도 많으니 나 역시 그런 상황에 대한 각오는 하고 있다.
친구 약국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는데
같은 약국에서 근무한 인연으로  친구 동생과도 친구가 되었고 친구 조카와도 친구가 되었다.
친구 동생은 5년 전에 위암 수술(완치판정), 조카는 나와 같은 시기에 유방암 수술 후 얼마 전에 재수술을 하였다.
그리하여 우리 셋은  환우회를 결성하게 되었으니~~
유방암 재수술 후  일을 쉬고 있는 조카가 여행을 가고 싶어 해 친구 동생이 사위 찬스로 제주에 있는 해경수련원 이박 숙박권을 얻었다.
나도 마침 휴무일이 겹쳐 동행하기로 하였다.

암환우회 제1차 제주  먹방여행 일지.

첫날

제주공항 푸딩점 우무
제주 해녀님들이 채취한 우뭇가사리로 만든다.
그러니 비싼 값이 납득되는, 건강한 푸딩이다.

정성 듬뿍 제주국
갈칫국, 멜튀김은 맛있었고 몸국은 비위에 안 맞았다. 멜젖을 곁들인 콩잎 배춧잎 쌈밥이 밥도둑 별미였다. 멜젓 배추쌈밥은 가끔 생각날듯하다.

스타벅스 송당파크 R점
제주 특선 말차 음료는 그닥~~
제주현무암 형상의 케이크는 맛있었음.

스타벅스에서 커피 마시고~~
동화마을 여기저기에 아기자기 구경거리가 많다.
지브리공식궂즈판매점도 있고,  한 번쯤 가볼 만


금돗 성산흑돼지
제주 하면 흑돼지지. 제주에선 1일 1 돼지 한다는데~
김치찌개, 달걀찜 훌륭(달걀찜이야 잘해야 본전)
고사리 장아찌가 맛있었고 흑돼지 구이는 말해 머 해?^^
네이버 리뷰 쓰면 초콜릿 준다길래 혹해서 썼다만 초콜릿이 아니고 세상 허접한 과자였다.
앞으로 그런 거에 낚여서 리뷰는 안 쓰는 걸로~~
그래도 리뷰는 솔직하게!

둘째 날

숙소에서 너무 가까워 아침 9시 오픈런한 블루보틀
아쉽게도 두 번째 입장
분위기 좋아 인증샷 한컷, 커피맛도 굿!

당케올레국수
제주 가면 꼭 먹는 보말칼국수, 밥알이 들어있어 보말죽도 같이 먹는 느낌이다.
뿔소라회무침은 없고 한치회무침이다.
달달한 우도땅콩 막걸리와 함께, 다들 술을 못 먹으니 반잔으로 기분만 냈다.

짙은 안개를 뚫고 달리는 제주 중산간도로
베스트드라이버는 신나서 달리고 옆좌석 누구는 쫄보가 되어서 조마조마!

한라생태숲
새소리 가득한 한적한 숲길이 걷기 좋았다.

런던베이글을 제주에서 맛보다.
기다리다 지쳐서 맛이 간 포즈



한 시간 웨이팅 후  포장해서 먹을 곳을 찾아간 곳 '소심한 책방'


책방 구경하고 책 한 권 구입 후 책방 담벼락에서 소심하게 베이글을 먹었다. 꿀맛이었음.

종달리 해안가 도로에 있는 소금바치 순이네.
돌문어볶음이 주 메뉴였지만 우리는 소화이슈로 갈치조림 먹었다.
갈치조림도 무난했다.
다만 무가 좀 덜 조려졌단 아쉬움이~~

셋째 날

제주 해양경찰수련원

파스타 전문점 아니따
동쪽 표선에서 서쪽으로 한 시간여를  달려  오픈런할만한 맛집.
식전빵과 복숭아와 하몽이 어우러진 상큼한 계절샐러드, 감태 페스토 한치 파스타, 제주돌문어 먹물 명란 파스타, 수비드 흑돼지 안심스테이크, 음료는 한라봉 에이드.
다 다 다 다 맛있었다!
테이블 몇 안 되는 소박한 파스타 집에서 먹은 파스타와 흑돼지스테이크는 최고였다.

한담해변에 자리 잡은 추억의 봄날카페.
멋진 한담해변의 바다뷰를 보려면 카페 입장권 음료 한잔은 무조건 주문해야 함.

이상 먹방여행일지 끝!
맛있게 먹고 마시고 웃고 떠들며 보낸 3일이 꿈같이 지나갔다.
미래에 닥칠지도 모를 걱정의 순간일랑은 던져버리고 지금 이 순간 즐겁고 유쾌하게!
멋진 사진 찍어준 베스트 드라이버님! 씩씩하게 열심히 먹어주고 분위기 띄워준 조카님! 함께 여행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Posted by 구름재
,

한 번도 못 본 사람은 많아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을 것 같은
'오페라 맛 좀 봐라'  공연,
작년 처음 공연을 접하고 재관람의 기회를 노렸으나 티겟오픈 시간을 번번이 놓치다가  화요일 앙코르공연 티켓  구매에 성공하였다.


7월 1일 화요일 7시 30분,
지난 4월 5월에 진행되었던 공연의 앙코르공연이다.
헨델의 리날도에서 6곡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중 선곡된 5곡의 연주를
조윤범 선생님의 자세한 곡 설명으로  콰르텟엑스의 연주와 함께 감상하니 무더운 여름밤 이보다 더한 피서가 없을 듯싶다.
첫 번의 공연 때보다 감동이 더한 것은 지난 육 개월 동안 마음 졸이며 통과했던 그 긴 터널을 이제야 벗어난  안도감과 환희가 더해져서 오페라의  내용에 더욱 감정이입이 된 까닭이다.

https://youtu.be/xky0gchwWo4?si=Uq72sLLi7v4eMIjB

오페라 리날도 중에서  주인공 알미레나의 아리아'날 울게 하소서'
헨델이 활동하던 시대에는 여성이 오페라 무대에 서는 것이 흔치 않아 남성 카운터 테너 가수가 여성의 역할을 하기도 했단다.
영화 파리넬리에서 불려지기도 해 귀에 익숙한 노래가 아닌가. 나 오페라 좀 아네~~ㅋ

https://youtu.be/ZAiCbYc4hQ0?si=YLOWkGp7GlvkhAxq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 중  밤의 여왕의 아리아, 정말 부르기 어렵다는 아리아를 소프라노 윤아르나님이 열창해 주었다.
절정을 향한 고음의 아리아에서 소름 끼치는 감정의 폭발을 바로 코 앞에서 보는 짜릿함이라니!

귀에 익숙한 두 곡의 아리아 외에도 선곡된 곡들 모두 감명 깊게 들었다.
오페라의 매력에 흠뻑 젖어든 밤이었다.
이 오페라 공연의 매력은 100명만이 입장 가능한 소규모 공연장이라 연주자와 관람객의 거리감이 최소화되어 서로의 피드백이 즉각적으로 전달된다는 점이다.
오페라 전체의 공연은 아니지만 역시나 오페라 맛을 보게 해주는 공연으로 성공적이랄 수 있다.

훌륭한 공연을 해주신 성악가님들 모두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메조소프라노 장은 님, 소프라노 김선덕 님, 테너 이사야 님, 소프라노 윤아르나님, 바리톤 김태일 님.
그리고 해설과 연주를 도와주신 조윤범 님, 콰르텟엑스 단원분들과  피아니스트 김가람 님도 감사합니다.

다음 공연 티켓팅 성공도 두 손 모아 빌어본다



Posted by 구름재
,

영국여행 후기는 잠깐 뒤로 미루고~~~

여행 후 허리병이 도져서 약  먹으며 겨우겨우 버티다가  걷기라도 해야 허리에 힘이 생기겠지 싶어  오락가락하는 장맛비를 기대하며 걷기에 나섰다.
장마철이라는데 비는 안 오고,
흐리고 후덥지근한  지난주 금요일, 지하철로 접근성이 좋은 동구릉으로 갔다.

동구릉 안내책자 표지


왕릉 걷기가 좋은 이유는 한적함이다.
이번에 찾은 동구릉은 일 년에 두 차례 봄가을, 숲 탐방로를 개방한다고 한다. 올해 첫 개방 기간이 6월 말까지라고 해서 기억해 두었다가 6월이 가기 전 방문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능을 찾아온 사람들이 제법 많다.
할아버지 할머니 관람객이 많았는데  할아버지 한분이 능 앞에서 능의 주인인 왕에 대한 심도 깊은 강의를 동료분들에게 하시는 걸 엿듣는 재미가 쏠쏠하였다.
한국인으로 조선왕조에 대한 해박까지는 아니어도 기본적인 지식은 가져야지 하는 다짐을 아주 잠깐 했다.

9개의 왕릉을 어찌 다 보나 했는데 어느 왕이 모셔졌나 헤아리면서 걷다 보니 어느새 9 릉을 다 보게 되었다.
중간에 개방된 숲길도 걷고~~
청량한 새소리에 무더위도 무색하다.


각각의 능 앞에는 제향을 올리는 정자각이 있는데 동구릉에는 세 개의 정자각이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1대 태조의 능, 건원릉의 정자각

18대 현종과 명성왕후의 능, 숭릉의 정자각

14대 선조와 첫 번째 왕비 의인왕후, 두 번째 왕비 인목왕후의 능, 목릉의 정자각


사진을 모아서 보니 각 각 다른 개성이 보인다.

세시간여 동안 역사 공부도 하고 숲길도 걷고 하니 다리는 아프지만 허리힘도 충만해지고  해박해진 지식으로 두뇌도 충만(?)!!!

더워 디지는줄 ㅋㅋ

Posted by 구름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