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더웠던 여름이 있었을까?
주 6일, 주 5일 일하던 때가 좋았지,라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그때는 하루 종일 에어컨 속에서 일하며 더운 여름을 더운 줄 모르고 보냈으니.
주 5일을 집에서 버터야 하는 기나긴 여름은 지치고 힘들다.
참다 참다 에어컨을 틀지만 집에서 놀면서 트는 에어컨은 전기료 이슈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연금생활자 부부에게는 살짝 부담스럽다.
살인적 폭염 속에선 부담은 뒷전, 묻고 따지지도 않고 주야장창 틀어댈 수밖에 없다만.
그리고 아무리 에어컨 빵빵 집구석이라도  딱히 사회적 활동이라곤 없는  퇴직자  부부가  더위에 갇혀  같은 공간에서 하염없는 시간을 감당해 내야 하는 일도 쉬운 일은 아니다.
웬만큼 더워야 산책이라도 나가지.
그래도 더위와 맞짱뜨러  무더운 대낮에도 길을 나섰다.
시원한 공짜 전철을 타고 어디론가 가자!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샤갈 전시회를 보았다.

마르크 샤갈전시회는 양재동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9월 21일까지 열린다.
샤갈은 어린 시절 만난 부인이 먼저 죽자 그 부인을 평생 그리워하며 살았단다.
평생 애틋한 부부도 있고
누군가는 하루 종일 같은 공간이 답답해 이 더위에 밖을 헤매고 있으니.  ㅋㅋ
샤갈의 화사한 색감의 그림을 보니  그는 성공한 화가로 행복한 여생을 보낸듯하다.
무려 98세에 돌아가셨다.
또 다음엔 어디?
우연히 알게 된 워너 브롱크호스트를 만나러
서촌 그라운드시소에 갔다.

전시 공간 4층밖 옥상에 전시된 워너 브롱크호스트의 설치작품과 창에 새겨진 그의 메세지.멀리 북악산이 보이고 하늘이 파랗다.35도를 넘나드는 무더위를 잊게하는 착시현상으로 살랑이는 시원한 바람을 맞고 있는 기분이랄까~~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에서 5분 정도 걸어 가 만나는 아담한 중정이 있는  그라운드시소에서는 9월 14일까지 워너 브롱크호스트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골프장에서, 테니스장에서, 설원에서,.... 에서 등, 다양한 장소에서 일상을 보내는 사람을 표현해 내는 그만의 독특한 방식이 매력적이다.
사람이 담긴 배경의 색은 단조롭고 선은 굵고 대담하지만 배경 속 아주 작은 사람들의 몸짓은 섬세하고 정밀하다.
위의 작품 속에서는 수영장 레인을 마주하고  있는 튜브를 몸에 두른 작은 아이의 결기? 아님 주저함이 보인다.
배경 속 점처럼 그려진 사람들 몸짓의 언어가 놀라울 정도로 전달이 잘 되는 그 표현력의 세밀함이 감탄스럽다.
자신의 어린아이를 안고 작품을 그리는 비디오를 보니 그 역시도 매우 행복해 보인다.
그래서인지 작품이 따뜻하고 평화롭다.

무더운 여름을 이겨내는 방법으로  전시회 나들이 좋았다.





Posted by 구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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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로 받은 소비쿠폰을 쓰러 동네 슈퍼에 갔다.
아뿔싸!  그곳에서는 쓸 수 없단다.
언젠가부터 거의 모든 생필품을 온라인 아니면
대기업 마트에서  해결하는데 어쩌다 가끔 가는  동네  마트도 나름 규모가 커서 소비쿠폰 사용처가 아닌가 보다.
소비쿠폰을 어디에 쓰면 잘 썼다고 소문이 날까?(ㅋ) 장담컨대 소비쿠폰 받은 모든 이들의 행복한 고민일듯하다.
근무하는 약국에 오시는 어르신들이 소비쿠폰을 쓰시면서 비상약품 한두 가지를 여유롭게 구입하시기도 하는 모습을 보면 내 마음도 넉넉해진다.


길을 걷다가 동네 가게문마다 붙여져 있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처'라는 문구를  보며 순간 울컥하며 눈물이 핑 돈다.
저 스티커에서 그들의 절박한 기대와 희망을 읽는다.
가뭄에 단비 같은 민생 회복 지원금이 그들의  생존에 조금이나마 희망의 불씨가 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된다.

가끔 산책하다 들르는 동네 카페, 이곳은 수제 디저트 카페인데  가격 이슈로 케이크는  패스하고 커피만 마셨는데 오늘은 소비쿠폰 덕에 맛있는 솔트캐러멜 케이크를 먹어 보았다.ㅋㅋ
입에서 스르르 녹는 달콤한 케이크!
소비쿠폰 쓴 모든 이들이 느꼈을 만족감으로 충만한 카페에서 가격 부담없이 먹는 케이크 하나로 나는 행복하다.

내일은 동네 옛날 통닭집에서 통닭  한 마리 사 먹어야겠다.

Posted by 구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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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 전성시대다.
아직 많은 사람이 암에 걸려 죽지만  또 많은 사람이 암에 걸려 완치되기도 하고, 일상생활을 유지하며 치료를 병행하며 살아가고 있다.
나의 경우를 보더라도 아주 다행스럽게 조기 발견하여 수술 후 올해 4년째니 앞으로 일 년만 무사하면 암환자 졸업이다.
주위에 수술 후 완치판정 받고도 또 재발하는 케이스도 많으니 나 역시 그런 상황에 대한 각오는 하고 있다.
친구 약국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는데
같은 약국에서 근무한 인연으로  친구 동생과도 친구가 되었고 친구 조카와도 친구가 되었다.
친구 동생은 5년 전에 위암 수술(완치판정), 조카는 나와 같은 시기에 유방암 수술 후 얼마 전에 재수술을 하였다.
그리하여 우리 셋은  환우회를 결성하게 되었으니~~
유방암 재수술 후  일을 쉬고 있는 조카가 여행을 가고 싶어 해 친구 동생이 사위 찬스로 제주에 있는 해경수련원 이박 숙박권을 얻었다.
나도 마침 휴무일이 겹쳐 동행하기로 하였다.

암환우회 제1차 제주  먹방여행 일지.

첫날

제주공항 푸딩점 우무
제주 해녀님들이 채취한 우뭇가사리로 만든다.
그러니 비싼 값이 납득되는, 건강한 푸딩이다.

정성 듬뿍 제주국
갈칫국, 멜튀김은 맛있었고 몸국은 비위에 안 맞았다. 멜젖을 곁들인 콩잎 배춧잎 쌈밥이 밥도둑 별미였다. 멜젓 배추쌈밥은 가끔 생각날듯하다.

스타벅스 송당파크 R점
제주 특선 말차 음료는 그닥~~
제주현무암 형상의 케이크는 맛있었음.

스타벅스에서 커피 마시고~~
동화마을 여기저기에 아기자기 구경거리가 많다.
지브리공식궂즈판매점도 있고,  한 번쯤 가볼 만


금돗 성산흑돼지
제주 하면 흑돼지지. 제주에선 1일 1 돼지 한다는데~
김치찌개, 달걀찜 훌륭(달걀찜이야 잘해야 본전)
고사리 장아찌가 맛있었고 흑돼지 구이는 말해 머 해?^^
네이버 리뷰 쓰면 초콜릿 준다길래 혹해서 썼다만 초콜릿이 아니고 세상 허접한 과자였다.
앞으로 그런 거에 낚여서 리뷰는 안 쓰는 걸로~~
그래도 리뷰는 솔직하게!

둘째 날

숙소에서 너무 가까워 아침 9시 오픈런한 블루보틀
아쉽게도 두 번째 입장
분위기 좋아 인증샷 한컷, 커피맛도 굿!

당케올레국수
제주 가면 꼭 먹는 보말칼국수, 밥알이 들어있어 보말죽도 같이 먹는 느낌이다.
뿔소라회무침은 없고 한치회무침이다.
달달한 우도땅콩 막걸리와 함께, 다들 술을 못 먹으니 반잔으로 기분만 냈다.

짙은 안개를 뚫고 달리는 제주 중산간도로
베스트드라이버는 신나서 달리고 옆좌석 누구는 쫄보가 되어서 조마조마!

한라생태숲
새소리 가득한 한적한 숲길이 걷기 좋았다.

런던베이글을 제주에서 맛보다.
기다리다 지쳐서 맛이 간 포즈



한 시간 웨이팅 후  포장해서 먹을 곳을 찾아간 곳 '소심한 책방'


책방 구경하고 책 한 권 구입 후 책방 담벼락에서 소심하게 베이글을 먹었다. 꿀맛이었음.

종달리 해안가 도로에 있는 소금바치 순이네.
돌문어볶음이 주 메뉴였지만 우리는 소화이슈로 갈치조림 먹었다.
갈치조림도 무난했다.
다만 무가 좀 덜 조려졌단 아쉬움이~~

셋째 날

제주 해양경찰수련원

파스타 전문점 아니따
동쪽 표선에서 서쪽으로 한 시간여를  달려  오픈런할만한 맛집.
식전빵과 복숭아와 하몽이 어우러진 상큼한 계절샐러드, 감태 페스토 한치 파스타, 제주돌문어 먹물 명란 파스타, 수비드 흑돼지 안심스테이크, 음료는 한라봉 에이드.
다 다 다 다 맛있었다!
테이블 몇 안 되는 소박한 파스타 집에서 먹은 파스타와 흑돼지스테이크는 최고였다.

한담해변에 자리 잡은 추억의 봄날카페.
멋진 한담해변의 바다뷰를 보려면 카페 입장권 음료 한잔은 무조건 주문해야 함.

이상 먹방여행일지 끝!
맛있게 먹고 마시고 웃고 떠들며 보낸 3일이 꿈같이 지나갔다.
미래에 닥칠지도 모를 걱정의 순간일랑은 던져버리고 지금 이 순간 즐겁고 유쾌하게!
멋진 사진 찍어준 베스트 드라이버님! 씩씩하게 열심히 먹어주고 분위기 띄워준 조카님! 함께 여행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Posted by 구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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