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지기 전에 부지런히 걸어야지, 이번 주도 길을 나섰다.
버스를 길게 타면 멀미를 하는 부실한 체력이라 버스보다는 지하철로 접근 용이한 곳을 찾아서 걷기를 시작하게 된다.
오늘의 목적지는 최근에 완전히 개방되었다는 서울대안양수목원이다.
기흥역 수원역 안양역을 거쳐 마을버스 잠깐 타고 안양예술공원을 지나 관악수목원에 입장하였다.

서울대 안양수목원은 1967년에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수목원이다.
수목원이 일반에게 완전히 개방되었다지만 수목 보호를 위해 한정된 공간만 개방된 듯. 방문객들은 가운데 넓은 주 도로를 따라 걷는다. 양 옆의 울창했을 나무 숲은 벌써 잎은 다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았다. 지난주만 해도 예뻤을 단풍나무 숲도 볼품이 없다.

수목원 정문에서 1.5km 정도를 걸어 어느새 후문에 도착하였다. 후문을 지나 등산로가 서울대까지 이어진다. 등산은 오늘의 계획에 없었던 터라 잠시 망설이다 후문지킴이 아저씨의, 등산로는 험하지 않고 예쁜 길(아저씨의 워딩)이라는 말에 더 걸어보기로 하였다. 두 시간 정도 걸린다니 빠르게 걸으면 한 시간 반 정도, 적당한 거리라 도전할만하다.
완만한 등산로가 너무 한적해 길 놓칠까 염려하며 바삐 걸었다. 아무리 예쁜 길이라지만 관악산 아닌가, 돌길이 만만찮다.
수문장 아저씨가 무너미 고개만 넘으면 그때부터는 휠체어도 다니는 길이라는 말은 뻥이다. 무너미 고개까지 숨차게 오른 후 이어지는 내리막 역시 울퉁불퉁 돌길이다.

무너미고개에서 서울대까지 3.5km , 짧지 않은 길이다.
이정표를 보니 삼성산이 쓰여 있는데 작년 6월에 걸었던 서울 둘레길 코스에서 만났던 그 삼성산인가? 그때도 종착지는 서울대 관악산공원 입구였었는데. 길이 낯 익기도 낯 설기도, 그 길이 그 길 같고 모르겠다.
호수공원에 가까워지니 마지막 가을 풍경이 남은 빛을 다하고 있다,

수목원 후문에서 관악산 공원까지 1시간 30분 걸렸다.

오후 3시 5분, 계획에 없던 어쩌다 등산후 간식으로 준비해 간 빵 하나가 세상 맛나다.
관악산이 안양 과천 서울 등 광범위한 지역에 자리 잡은 큰 산임을 새삼 알겠더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