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다고 하더니 하루 쏟아지고 다시 화창해졌다.
오락가락하는 비속을 걷는 걸 좋아해서  오전엔  흐리기에 비가 조금씩이라도 오길 기대하며 길을 나섰다.
웬걸, 해가 나며 구름이 걷혀간다.
그래도 바람은 나름 시원하다.
수원역에서 1호선으로 갈아타고 화서역에서 내려 '캠핑 아저씨'가 알려준 트래킹코스를 걸었다.
서호공원 축만제 저수지를 따라 걷다가  향미정, 서호천둑길, 황구지천길, 배양교까지 8km에 이르는 경기옛길 삼남길 제5길이다.

제5길 중보들길 코스

저수지길가의 노송들
정조임금님께서 조성한 인공저수지 축만제, 서호로 이름이 바꼈다.

백성의 삶을 위해 농업을 혁신하고자 인공저수지를 만든 정조임금님의 발자취는 수원 곳곳에 서려 있다. 과연 수원은 정조대왕의 도시이다

철새들의 보금자리 서호, 망원경으로 호수 가운데 섬에 서식하는 철새들을 볼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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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수인선 철길, 지금은 서호천을 가로지르는 자전거길이 되었다.

벛나무가 울창한 황구나루터산책길

황구지천

이 길의 끝에 배양교가 있고 오늘 걷기는 여기까지~~
고즈넉한 시골길이 평화롭다.
버스정류장 물어보러 들른 편의점 직원분이 상품가치 떨어져 팔 수 없는 메로나를 공짜로 주었다.  사양했지만 너무 시원하고 맛있었다는^^
오늘 어쩌다 보니 햇볕이 쨍쨍한 날씨에 중간중간 때약볕길을 걷기도 했지만 경기옛길 중보들길, 걷기에 흡족했다.

Posted by 구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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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숲길 걷기에 나섰다.
오늘 걸은 길은 과천에 있는 서울대공원  산림욕장길이다.
4호선 지하철 대공원역에서 내려 2번 출구로 나가니 넓디넓은 대공원 광장이다. 추억의 코끼리열차를  타고 미술관과 동물원 입구에서  내려 동물원입구 오른쪽으로 난 길을 걸어 올라가면 산림욕장 입구가 나온다

대공원입구

산림욕장 입구

가볍게 걸을 수 있는 동물원 둘레길과 제법 난이도가 있는 삼림욕장길, 두 코스가 있는데 나는 총길이 7 km의 삼림욕장길을 걷기로 하였다.
삼림욕장길이라고 해서 가벼운 트레킹코스려니 했다가  오르막 내리막길이 7km 동안 이어지는 등산길을 숨차게 걸었다.
표지판에는 완주하는데 2시간 30분 걸린다고 쓰여 있지만 65세 노인에게는 불가한 시간이다. (65세라고 다 나 같기야 하겠냐만~~)
세 시간 반을 별로 길게 쉬지 않고 걸었다.
코스 중간중간에 쉬어갈 수 있는 쉼터를 많이 마련해 놓아 시간이 넉넉하다면 충분히 쉬며 놀며 한가로이 걷기를 해도 좋은 길이다.

데크로 잘 꾸며진 쉼터가 많아서 쉬엄쉬엄 걷기 좋은 숲길이다.

작은 시냇물이 반가워 손도 씻고~~

생각 깊어지는 시도 만나고~~

과천 대공원은 결혼해서 아들이 6개월쯤  되었을 때부터 다섯 살까지 한 삼 년을 과천에 살면서 몇 번 다녀간 곳이기에 추억이 깃든 곳이다.
놀이공원 갔었던 기억이며 광장옆 숲에 유모차 끌고 소풍 왔었던 기억도 새록새록 난다.
아들도 결혼해서 지 아들 데리고 동물원에 자주 온단다.
그때는 이런 등산 코스가 없었지 아마~
숲길을 걸으면서 편히 걸을 수 있도록   이리 잘 가꾸어주신 분들께 새삼 고마운 마음이다.

사진에서 바깥쪽 빨간선 코스가 삼림욕장길 코스이다

Posted by 구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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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5월 31일), 매달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을 향유하기 위해, 꼭 그런 이유는 아니었고 시간이 되어서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에드워드 호퍼 전시회를 관람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문화가 있는 날, 전시회 반값 할인을 기대했지만 에드워드 호퍼 전시회는 해당사항 아니라서 좀 서운했다.
두 시간여의 관람을 끝내고  광화문 쪽으로 걸어  나오니  민주노총의 대규모 집회가 예정돼 있어 많은 노동자들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이번 정권은 유난히 노동조합에 적대적이다 보니 노동자들의 분노와 절규도 높아지고 있다.
시민의 불편을 볼모로 잡는 도심집회를 원천봉쇄하기 위해 동원된 엄청난 수의 경찰버스 등이 도로를 점령하니  시민의 불편은 더더욱 가중된다.
거리의 이런 모습은 익숙하다.
생각해 보니 우리는 늘 광장에서 소리치고 외쳤었다.
1980년 서울의 봄, 1987년, 노무현탄핵반대, 광우병소수입반대, 국정농단 촛불집회 등.
이런 광장의 소란스러움이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게 우리 사회가 도달해야 할 곳이 아직도 멀리 있다는 것일까?
좀 다른 얘기이긴 하지만 얼마 전에 우리나라의 동학농민혁명과 4.19 혁명 기록물이 유네스코세계유산 기록물로 등재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총 18개의 기록물이 유네스코세계유산 기록물로 등재되었단다.
팔만대장경, 조선왕조실록은 물론이고 이미 5.18 민주항쟁 기록물도 등재되었다니 우리나라의 민중들이 권력에 맞서 투쟁한 기록들이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세계가 지키고 보존할만한 가치 있는 기록물이 된 것이다.
여전히 광장은 뜨겁게 소란스럽고 우리의 DNA에는 투쟁의 피가 흐르고 있는 것을~~

민주노총 집회가 한창인 광화문거리

에드워드 호퍼라는 미국 화가의 그림을 감상하는 문화를 누리는 게 호사일 수도 있는, 기본권 마저 무시 당해 거리로 나선 노동자들을  과연 비난할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 본다.

Posted by 구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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